(You are) more than paradise - Port of Notes
가수의 목소리는 악기로 비유하곤 하는데...
우리나라 최고의 악기는 무엇이냐 묻는다면 단연 '이소라'일 것이다. 그녀의 목소리엔 그 어떤 시간과 추억이 가득하다. 이소라의 목소리만 좋아했던 내가 다른 여자의 목소리에 한번 더 심쿵하고 말았다. 분명 말하지만 바람은 아니다. ㅎㅎ
I heard it at midnight~
묵직한 첫 소절은 언제 들어도 심쿵. 대체 어디서 이런 가수가 나왔지 싶다.
더 놀랐던건 일본 가수라는 것. 1996년에 결성된 일본의 재즈 혼성듀오라고 한다.
우리 때만 해도 (한 10여 년 전 정도) 일본에 비해 우리의 음악이 한 10년 뒤쳐져있다고 말하곤 했다. 일본에서 유행하던 음악들이 한참의 시기를 지나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기도 했기에, 많은이들이 음악적으로도 일본이 한걸음 앞서 있다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이는 BTS의 성공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음악이 아시아 뿐만아니라 세계시장에서 잘 나가고 있다는 것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있었던 일이고... 특정 장르가 많이 편중되어 있긴 하지만 음악적으로 일본을 어느 정도 따라잡았다고 본다. 아이돌 음악에 관해서는 확실히 우리가 앞서 나간 것은 맞다. 자신들의 매력으로 노래했던 아라시가 우리 가수들을 견재하며 자신의 색을 포기하는 것을 보았다. 자신의 그루브로 춤추고 노래했던 그들이었는데, 되지도 않는 칼군무와 영어 발음은... 지금도 그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진짜 눈물이 날 정도였으니. 미친 저퀄의 In the summer PV를 보며.... 감독의 명치를 세게, 진짜 세게 10대 때리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의 음악은 차트중심으로 돌아가니 다양한 음악을 접할 기회가 없다.
Top 100안에 들어야만 음악이냔 말이다. 음악의 장르적인 깊이와 넓이는 아직 갈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여하튼, 각설하고.
More than paradise는 그 시절의 나의 감성을 미친 듯 자극했던, 아니 아직도 자극하고 있는 음악이다. 어떤 곡들은 듣는 즉시 그 시기로 날 돌려보내곤 하는데, 나에게 이곡이 그렇다.
감각적인 멜로디와 보컬의 조화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노래를 듣다 보면 살랑살랑 몸을 흔들고 싶어 진다. 그런데 왜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이곡 역시, 유희열의 ATM을 통해 알게 된 노래로, 한번 녹음한 뒤에 테잎이 늘어질 때까지 돌리고 돌렸던 기억이 있다. 대학에 들어간 후 MP3를 통해 음악을 듣게 되었을 때, 제일 먼저 찾았던 것도 이곡이었다.
당시 유희열이 시부야계니 뭐니 음악적 계보를 설명하는 것을 들으며 지적 허영을 채우기도 했었다. 뭐 아직까지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는 않지만 당시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 만으로도 그와 음악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기분이었으니 말이다. 지금도 그가 활발하게 예능 활동을 하고 있지만 난 아직은 그때의 그가 좋다. 어쩌면 TV가 아닌 라디오로 그를 접하고 그의 목소리에 매일 귀 기울이던 그때의 나를 좋아하는지도 모르지. 고등학교 땐, 그와 친구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아직 그 꿈은 이루지 못했다. 언제 한번 만나보나 희열 옹.
언제든 그시절의 나로 돌아가게 만드는, 그리고 당신에게 언제인지 몰라도 돌아가고 싶은 '그 시절'을 만들어줄 노래. 추천한다. More than Paradise
https://www.youtube.com/watch?v=7gzUCDh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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