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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Recipe/방송

심장이 간질간질. KBS 팟캐스트 <폰팅 2023>

by LifeRecipe 2023.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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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릉이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봄맞이 따릉이를 결제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지난봄과 올봄은 조금 다르길 기대하면서....
 
자전거를 타다 보면 노래는 너무 짧고, 크라임은 너무 어둡고, 수상한 메일함은 일주일에 한 번뿐이어서 듣던 걸 계속 들어야 해 아쉽기 그지없었다. 전자책을 빌려 TTS로 소설책을 듣기도 했지만, 소설을 듣는 건, 어지간히 재미없으면 그것도 고역.
 
고민 끝에 누른 KBS <폰팅 2023>에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오랜만에 깔깔거리고 웃었다.
 

 
진짜 이거 뭐냐. ㅋㅋㅋ
 
팟캐스트 폰팅은 두 남녀 커플의 폰팅 과정을 다루고 있는 팟캐스트판 폰 소개팅이다.
포맷은 여타의 관찰 예능처럼 MC 한희준, 한보름을 두고 있고, 영상의 자막, 인터뷰 역할을 대체할 방도로 성우 정형석님이 등장하신다.
 
각각 남녀는 자신의 이름을 박서준, 김태리 요런 식으로 바꿔 부르며 통화를 진행하고, 일정한 시간 동안의 통화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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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은 포맷인지라 들으면서 간질간질 해서 주변에 많이 추천한 상황.
허나 분명한 장점만큼이나 단점이 너무 강력해서 아쉬움도 크다.
일단 하나 있는 장점을 말하자면...
 
∎ 엿듣는 통화에서 느껴지는 간질간질한 매력.
 
사람의 목소리는 꽤 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
목소리의 톤, 울림은 마치 지문 같은 것이라 듣다 보면 자동적으로 그 ‘사람’이 떠오른다.
출연자 4명 모두 목소리가 매우 좋아서 누군가는 멋지고 누군가는 귀여운 자신의 매력을 잘 드러내고 있다. 두 사람의 어색한 기류 속에서 느껴지는 간질거림과 두 사람이 속마음을 떠보려는 것이 느껴지는 기류 속에서 느껴지는 간질거림은 느낌 자체가 다른데... <폰팅 2023>은 오로지 목소리로 두가지 모습을 다 보여주고 있다. 영상으로 봤다면 그저 그랬을 순간마저 목소리만을 듣게 되며 더더더 간지러워졌달까?
 
하아... 내 듣고 많이 웃었지만. 장점은 여기까지.
이제 단점이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  MC선택의 미스. 
 
진행자는 한희준과 한보름. 한희준은 누군지 몰랐고, 한보름은 드라마에서 봤던 기억.
둘 다 예능이 익숙한 이들은 아니어서 그런지... 둘 다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1,2부에서는 둘의 등장이 오히려 흐름을 방해하는 느낌이 강하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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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들의 대화를 더 듣고 싶은데 계속 끊어지는 느낌이었달까?  두 사람에게 조금 미안한 이야기지만... 흐름만 끊어지는 게 아니라 MC의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환승연애2에서  뱀뱀이 MC로서의 매력을 뿜어내 시청자의 몰입도를 끌어냈다면... <폰팅 2023>의 두 MC는 조금.. 아니 많이 아쉬웠다. 이들이 나누는 대화가 전혀 메리트가 없었다고나 할까?  MC라면 청취자의 느낌을 대변하거나 정말 딱딱 집어내는 분석을 하거나 두 가지 중 하나라도 있어야 하는데.. 둘 다 없었다. 
 
그리고 한희준씨의 경우 방송을 많이 해본 느낌이 아니었다. 감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거.. 좀 더 연애에 능수능란한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으면 흐름이 매끄러웠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제일 황당했던 건, 3화였나? 전여친 전남친이 화두였던 때에 자기는 현여친에게 전 여친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그녀도 그러러 것이다’라고 말할거라고 한 것. 한보름이 당황해서 “그걸 현 여친에게 말하겠다고요???” 라고 묻자 한희준은 자기가 설명을 잘하겠다고 하더라. 거기서 아.... 뭐야 정말... 오죽 답답했으면 한보름이 나서 정답을 알려준다면서 한마디 했다.
 

내 전여친은 죽었어.
우리 고인능욕하지 말고 다른 얘기 하자

 
한보름 때문에 그나마 웃었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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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모두 열심히하고 있지만 조금 더 노련한 사람들이 나와서 이들의 심리 분석을 했다면 공감이 갔을 텐데...... 싶다. 이건 대체 뭔 소리야.. 싶은 포인트가 너무 많아서 4화는 듣다가 일단 멈췄다. 그냥 통화만 들려주는 게 차라리 낫겠지 싶었달까... 여럿이 나왔다면 모를까 노련하지 않은 MC다 보니 두 사람의 역량을 드러내기 어려웠던 걸로 보인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중심을 잡아줄 MC를 만나거나 좀 더 방송경력이 더 쌓인다면 두 사람 모두 훨훨 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에서 이런 신선한 기획이 나왔다는 건 정말 박수 쳐주고 싶다.
TV 기획이 아닌 팟캐스트 기획이란 점이 더 칭찬받아야 한다고 본다.
4화에서 일단 멈췄지만, 곧 따릉이에 올라 다시 재생 버튼을 누를 것이다.
 
봄이다.
예년보다 빠르게 꽃이진 것이 슬픈 요즘.
그래도 봄날의 느낌을 준 프로라 매우 칭찬하는 바. 검색해보니 상도 받았더라. 받을만 했다고 본다ㅋㅋㅋ
 
앞으로도 자전거를 타면서 들을 수 있는 이런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간질간질, 심장이 간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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