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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Recipe/방송

팟빵 크라임, 수상한 메일함 코너를 추천추천!

by LifeRecipe 2023.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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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에서 오리지널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크라임>. 배상훈 교수가 진행하는 <크라임>을 듣게 된 건, 재작년 즈음이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걷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음악보단 강의나 이야기가 듣고 싶어 졌고, 자연스럽게 <크라임>을 접하게 되었다지.

배상훈 교수 특유의 얄짤 없는 말투의 사건 분석을 듣는 건 꽤 흥미진진했고, <크라임>이란 방송이 시작한 지 오래된 프로그램이었기에 들을 에피소드가 것이 많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중 서브코너로 ‘수상한 메일함’이 있었는데 , 별 관심이 없어서 매번 그냥 넘기곤 했었다. 하지만 작년 어느 날 더이상 들을 방송이 없어져 할 수 없이 듣기 시작한 그 코너에 오히려 <크라임> 보다 빠져버리고 말았다.

유튜브로 공개도 되어있다

'수상한 메일함'은 <크라임>에서 본격 다루는 범죄 이야기와는 달리 조금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이다. 배상훈 교수와 김피디 그리고 허안나가 사연자들의 이야기를 읽어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데 세 사람의 캐미가 '상당히' 좋다. 처음엔 허안나의 직설적인 말투와 과장된 웃음이 불편하단 느낌으로 다가왔는데, 그녀의 매력은 정말 어마무시하다. 스며들듯 빠져들게 되었달까? 이젠 사연자들이 “안나언니 사랑해요!”라고! 말할 때마다 “나도 나도!!!” 하고 외치게 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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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자의 단면적인 글 속에 담긴 함의를 찾아내는 배상훈 프로파일러의 분석은 무척이나 날카롭고, 허안나의 분노와 그녀의 솔루션은 속이 시원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반인에 해당하는 김피디.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만큼이나 상급의 부드러운 진행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두 남자의 호흡 안으로 허안나가 들어간 것은 신의 한 수.

가끔 그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시절 자신이 처했던 문제를 마주하던 그녀의 태도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자신을 왕따 시키려 했던 애들에게 교탁에 나가 경고를 하거나,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난 아닌데!!!” 하고 외쳤던 그녀. 어렸을 적부터 정신적 코어가 얼마나 단단했는지를 알 수 있어 부럽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서 이 세 사람의 케미가 이어지던 '1사라'를 좋아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여전한 1등은 ‘수상한 메일함’이다.

(사실 코너를 듣다 보면 1사라는 수상한 메일함의 확장판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래서 1사라가 결국 사라진 느낌이긴 한데... 참 아쉽긴 하다. 이은형이 나왔을 때의 케미가 개인적으로 참 좋았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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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안나는 요즘 가장 좋아하는 개그우먼이기도 해서, 나중에 좀 더 그녀에 대해 좀 더 써보고 싶다. 고독한 애주가... 정말 좋아했는데 말이지. ㅠㅠ... 가끔 그녀의 멘트들이 아슬아슬하게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하지만 진솔한 매력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건 그녀만한 사람이 없긴 하다. (허안나의 고독한 애주가를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 봐보길 추천한다. 언니... 제발 술방 해줘요. 개인방송으로라도... )

'수상한 메일함'이 무엇보다 좋은 건, 사연자들이 겪는 이야기 속에서 나를 보기도 하고, 특이한 이야기 속에서 대리 공포를 느끼거나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보다 전문적인 분석, 그리고 아주 상식적 인선에서의 냉정한 이야기 그리고 가슴을 후벼 파는 공감까지 다양한 색을 갖추고 있기에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만으로 시간이 후딱후딱 간다.

세 사람의 극강 케미는 서브코너였던 이 코너를 하나의 단독프로그램급의 무게감으로 바꿔버렸다.

수상한 메일함은 사연자들을 대하는 방식이 기존의 방송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있다. 방송을 위해 사연자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느낌보다는 진심으로 이들과 공감하고 자신의 일처럼 대해주고 있는 느낌이 강하달까?

한쪽에서 극딜을 하면 다른 한쪽에선 다른 경우의 수도 이리저리 변호를 한다. 뭔가 배상훈교수도 기존의 방송인들과는 조금 결을 달리하는 리액션을 하고 있어서 피식피식 웃게 되는 경우가 많다. 듣다 보면 내일도 아닌데 내가 위로받는 느낌. 가끔 사연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들어 메일을 쓸까 고민을 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용기가 나지 않아 미루고 있다. 언젠가는 나도 사연을 보내고 싶다. 그렇게 사연을 보내고 나면 내가 가진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강한 믿음이 든달까?

<크라임>이 장수방송으로 남아주길 바라는 만큼, '수상한 메일함'도 우리 곁에 길게 남아주는 방송이었으면 한다. 지금 더 들을 게 없어 현기증이 나니 일주일에 2회로 늘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안되겠니? 정말?? 고민이라도 해주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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