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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Recipe/방송

아쉬웠던 개콘 특집 <유 퀴즈 온 더 블럭 시즌 3> E62

by LifeRecipe 2020.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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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성 : tvN

방송일자 : 2020년 7월 8일 (62화)

MC : 유재석, 조세호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프로그램인 유 퀴즈..

이 프로그램은 1 시즌이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한 회도 빼놓지 않고 즐겨보았던 프로그램이었다. 주변에 어찌나 소문을 냈던지 친구는 누가 보면 니가 제작진인 거 같다고 할 정도였으니... 무엇이 좋았냐 묻는다면 큰 자기와 아기자기의 호흡을 들 수도 있지만, 그보다 좋은 건 시민들과의 만남이었다.

개성 가득한 시민들의 이야기는 그 어떤 예능보다 재미있었고, 특히나 어르신들의 출연은 하나같이 레전드였다. 어른들의 솔직한 이야기와 웃음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유 퀴즈를 시청하는 시간은 참 행복했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매주 챙겨보던 그 프로를 꾸준히 안 챙겨보게 된 건 이번 3 시즌에 들어와서였다..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자만추’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인데, 코로나 때문에 그 정체성이 흐려지니, 사실 재미가 그냥 떨어진 것이 아니라 엄청 떨어져 버렸다. 그래도 여전히 좋아하고 있기에 미뤄둔 숙제를 하는 것 마냥 간헐적으로 보고는 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자만추' 만남에 이어 특히 좋아했던 건 통통 튀는 자막들. 하지만... 1 시즌 때 그 좋았던 자막의 재미가 시즌마다 떨어지는 건 과연 기분 탓인가. 3 시즌 몇 장면에서 뭐여... 싶었던 자막들 때문에 아쉬움이 남은 건 그냥 나뿐인 걸로 하자... ㅠ

그리고... 이번 3 시즌 섭외된 인물 중에 대체 왜? 싶은 인사들이 몇 있었기에 아쉬웠다.

(물론 너무 좋은 인사들도 많았지만!)

 

그중 가장 아쉬웠던 것은 바로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개그콘서트 특집.

 

모든 만남엔 헤어짐이 있다지만, 사실 이렇게 헤어질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허나 폐지의 이유는 다들 조금씩은 납득하고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이 변하고 있는 시대에 발맞추지 못한 것도 있고, 다양해진 플랫폼의 콘텐츠로 인해 우리의 일요일이 개콘만으로 채워지지 않은지 오래가 되었으니... 하지만 21년을 달려온 프로그램이 이렇게 막을 내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매주 일요일, 직장인들의 알람처럼 여겨지던 개그콘서트는 3040에게는 무척이나 상징적인 프로그램이었기에 챙겨보지 않은지 꽤 오래되었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유 퀴즈에서 개콘 특집을 한다기에 어느 정도의 재미는 보장하고 있을 테니 기대했던 바가 컸다. 역시나 기본은 했다. 그들의 에피소드에 한참 웃다가... 한때, 브라운관을 누볐던 그들의 옛 모습을 보며 그때의 향수로 인해 아.. 정말 내가 젊진 않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닫기도 ㅋㅋ

전반적으로 섭외도 좋았고 이야기들도 다 좋았는데... 마지막을 장식한 게스트가 엔조이 커플이었다는 건, 너무 별로였다.

 

 

 

 

 

 

확실히 하자. 엔조이 커플이 싫어서가 아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희극인들의 새로운 터전이 될 수 있는 유튜브와의 연결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로 마지막에 배치한 것이 아녔을까... 하는 관심법을 써보지만... 그들을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 21년 만에 종영하게 된 개그콘서트란 주제의 마지막에 그들이 어울리는지는 의문이었다. 여러 번 강조한다 엔조이 커플이 싫어서가 아니다. 그들도 공개 코미디와 연관이 되어있는 인물들이지만... 차라리 중간 정도에 배치했다면 흐름상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마지막을 장식해 버리니... 개그콘서트란 주제가 흐려지는 느낌이었고, 지금 이 상황에서의 해답은 유튜브인 거야? 싶은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콘텐츠를 구성할 때, 마지막은 위치상으로 상징적인 곳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엔조이 커플이 개그콘서트란 주제에 걸맞은 마지막 출연자인가?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방송을 재밌게 보다가 마지막에 엔조이 커플이 나오는 걸 보면서, 조금 허탈했다. 그동안의 개콘의 개그를 만들어온 이들이 생각하는 개그, 그들이 꿈꾸는 개그의 그다음은 어디인지를 이야기하며 마무리가 되었다면... 그리고 그 무대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개그가 무엇이고, 시청자가 어떤 존재였는지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눈 후 마무리했다면.... 하는 바람. 아.. 너무 많은 걸 바랐나...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특집이었기에 더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좋았던 점은...

개인적으로 이진호와 이용진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들만의 개그에 대한 철학(?)을 듣는 것도 즐거웠고, 이후 그들이 만들어갈 개그에 조금 기대가 되기도 했다는 점. 또 하나는 개콘은 사라져 버렸지만, 이름조차 몰랐던 신인 개그맨들의 이후 행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마지막 기수인 당신들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한때나마 사랑했던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정리할 수 있는 특집이었기에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콘텐츠를 잘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종영에 있어 잘 보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능의 경우 특히나 마지막 인사 없이 툭 하니 헤어진 적이 많아 그 아쉬움이 커서 말이지.

 

이번 특집은 어린 시절 일요일 개콘을 놓치면 월요일에 아이들의 대화에 낄 수 없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의미 있었던 회차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개그콘서트는 종영되었지만, 그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다. 조금 낯간지러운 이야기이지만, 누군가 잊지 않는다면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것은 아니니 말이다.

 

...

 

아쉬움이 많아도, 나는 유 퀴즈를 좋아한다.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사람 여행'이란 단어에 격하게 공감하고 있다. 세상은 길고 긴 '사람 여행'의 연속이 아니던가. 비록 코로나 때문에 밖을 못 나가 3 시즌의 정체성이 흔들려서 그렇지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간 출연했던 여러 시민들이 준 울림이 얼마나 컸는지는 애청자인 자기님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터.

 

길어지고 있는 코로나 때문에 모두의 삶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지금.

유 퀴즈가 하루라도 빨리 거리에 나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린다. 그날이 왔다는 건, 더 이상 마스크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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