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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Recipe/만화

너무 질질 끌면 안돼요!! 웹툰 <은주의 방>

by LifeRecipe 2020.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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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 은주의 방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챙겨보던 웹툰이다.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밥이 없으면 뭔가 밥 먹은 느낌이 안 드는 것처럼. 요란한 이야기들에 끌려다니다가 힐링이 필요한 순간 찾게 되는 그런 작품이다.

 

 

 

 

이 작품 아는 사람 손! 

 

 

 

작가는 노란구미. 대학시절, <돈까스 취업>이란 작품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이야기를 다루는 그녀 특유의 소소함을 좋아했다. <은주의 방>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이 작품은 굳이 쿠키를 구워가며(네이버는 결제 시스템이 쿠키인지라..) 볼 작품은 아니다. 그런데 흥미진진한 이야기에도 쿠키를 잘 안 굽는 내가 유일하게 쿠키로 보는 작품이 이 작품이다. 정말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인데 기다리면 그냥 볼 수 있는 이야기에 이렇게 매번 쿠키를 쓰는 걸 보면, 이 작품은 작품 자체로 나에게 매력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몇 년 전 드라마로 제작되었는데... 류혜영 배우에 관심이 많았지만 손이 전혀 안 가더라는... 각색을 엄청 잘하지 않는 이상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각색했을지조차 궁금하지 않아서 결국 손을 못 댄 채 끝이 났다. 

 

 

 

 

1부 스타일 VS 2~3부 스타일

 

 

 

현재 3부를 진행 중인 이 작품은 2013년 8월 9일에 첫 연재를 시작했다. (엇 내 생일에 시작하셨네ㅋㅋ) 작품 연재 중간에 큰 변화의 과정을 한번 겪었는데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 1부가 종료되고, 2~3부에 들어서면서 그림체가 확 바뀌었다. 개인적으로 1부의 그림체를 훨씬 좋아한다.

 

가끔 만화를 보다 보면 이야기에 어울리는 그림체가 있기 마련인데, 은주의 성장을 그린 1부의 이야기에는 1부의 그림체가 맞았다. 지금까지 보아온 노란구미 작가의 작품을 보면 그녀는 소소한 그림체에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1부는 그림과 이야기가 참 잘 붙는 진행을 보여줬다면... 개인적으로 2~3부의 그림체는 많이 아쉽다.

 

작가가 작화의 변화를 준 이유는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궁예질을 한번 해보자면... 1부의 소소한 인테리어 이야기가 2~3부에선 확 확장되어가며 회사와 회사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가 좀 더 농밀하게 진행될 예정이라 1부의 그림체가 맞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셨다면, 나도 그 부분에는 매우 동의한다. 지금 예설과 엔트란스의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대립과 음모 같은 이야기를 다루려면, 1부의 그림으로는 어울리지 않으니. 하지만 노란구미 작가는 작화 작체가 대단히 훌륭하다기보다는 이야기를 아기자기하게 풀어내는데 강점이 있는 작가다. 갑작스러운 작화의 변화는 오히려 그녀의 단점을 노출시킨 것이나 다름이 없어 아쉽다.

 

 

 

보다보면, 그간의 혜진이의 행동들이 이해된다. 

 

 

일종의 빌런으로 시작했던 혜진이란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가며 그녀가 지금까지 했던 행동들을 독자들에게 이해시키는 과정은 너무 좋았다. 하지만 과하면 답이 없다고... 거기에 너무 집중을 하는 바람에 3부는 이게 <은주의 방>인지 <혜진의 방>인지 헷갈릴 지경이 되었다.

 

예설이란 대기업에서 작은 회사인 엔트란스의 직원 민석이를 빼가기 위해 술수를 쓰는 것도 너무 길어지고 있다. 이젠 이름도 기억이 안 나는 인물, 댓글에서 코붕이라고 불리는 것만 기억에 남은 예설 측 스파이에게 주요 인물들이 휘둘리는데... 이 부분도 너무 길어지고 있다.

 

 

 

혜경아... 그만해라 증말... 

 

 

개인적으로 3부에 들어서 망가져버린 혜경이의 캐릭터가 너무 아쉽다. 그녀가 트라우마가 있는 것은 알겠으나, 너무 자기 연민에 빠져버리며 주변을 돌보지 않으니... 그간 보여준 당당한 모습들이 한 번에 사라지며 독자들의 비난도 받고 있으니... 내 친구도 아닌데 내가 다 속이 상할 지경이다.

 

...

 

그래도 매번 쿠키를 굽는 건, 그동안 작가가 섬세하게 인물을 설득시켜온 과정을 보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제 더 이상 길어지면 안 된다. 이미 충분히 질질 끌었고, 이미 지친 사람은 그냥 지친 것이 아니 많이 지쳤으니... 이제 그만 이야기가의 진행되어야 한다. 

 

참, 이리저리 많이 불만을 토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은주의 방>을 좋아한다. 자신의 더러운 방을 변화시켜가면서 성장한 그녀가 부럽기도 하고, 나도 내가 살고 있는 방. 나의 집을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첫 연재부터 함께 달려온 독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오랜 시간 이 작품을 봐왔고, 애정 해왔다. 현재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폭탄을 다음 주, 그다음 주 이런 식으로 미뤄오길 벌써 몇 달이지만, 그래도 <은주의 방>이니 끝까지 그 흐름을 함께 걸어갈 수 있다고 본다.

 

은주는 조금 특이한 인물이다. 그렇게 자신의 색을 강하게 드러내지는 않지만, 강하다. 지나 보니 이런 애들이 있었다. 겉모습은 안 그래 보이는데... 정말 내면이 강한 아이. 그 강한 내면으로 주변을 변화시켜가는 그런 캐릭터가 바로 은주였다. 많은 독자들이 그 모습에서 위로받고, 용기를 내곤 했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 이 글을 쓰다 보니 다시 1부가 보고 싶어 졌다.

 

아... 어떻게 하나 다시 달려 말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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