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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Recipe/영화

와우, 스타일이 살아있는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by LifeRecipe 2020.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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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친구의 결혼식이 끝나고 아직 신혼인 후배의 집으로 동창 몇 명이 자리를 옮겼다. 이것저것 먹을 것을 사다 놓고 수다를 떨면서 밀린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는데... 술이 빠진 자리라 이야깃거리가 빨리 동나고 말았다. 자연스레 우리들의 시선은 유튜브가 연결이 되는 신혼집 대형 TV로 옮겨갔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영상 추천 배틀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 나의 추천 영상은 리아 킴의 ‘가시나’. 워낙에 강렬했던 영상이라 강력하게 추천했지만 다들 심드렁. 다음은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예고편이었다. 추천한 동창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마구 침을 튀기는 모습을 보아하니, 꽤나 재밌게 본 영화 같았지만 예고편만으론 우리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결국 영상 배틀은 한 바퀴 돈 이후에 흐지부지 되었다. 직장인이 된 우리들의 취향은 좀처럼 접점을 찾기 힘들었다. 

 

그런데 몇 달 뒤, 유튜브 영상에서 스치듯 본 빨간 자동차에 뜬금없이 그날의 예고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믿을 것이라곤 케빈 스페이시 밖에 없었던 그 영화를 몇 번이고 돌려보게 될 줄은 몰랐다.

 

 

Good! 

 

 

일단, 재밌는 영화다.

토를 달 그 어떤 것도 없었다. 재밌다. 그뿐이다. 안 봤다면, 이 포스팅을 보는 걸 멈추고 일단 보시라고 권한다.

 

 

오프닝부터 맘에 든다

 

 

대부분의 범죄를 다루는 영화들은 범죄자에 포커스를 둔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 범죄자들의 이동을 돕는 ‘드라이버’의 이야기다. 그의 이름은 베이비. B.A.B.Y. 이 유치한 단어가 영화 속에서 전혀 유치하게 들리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가장 짜릿함을 선사하는 것은 바로 오프닝 시퀀스. 첫 장면부터 관객의 시선을 제대로 잡는다.

 

 

사진으로는 카체이싱의 묘미를 느낄 수 없음

 

 

주인공 베이비는 어렸을 적 부모님과 차로 이동 도중 큰 사고를 겪게 되고, 청력에 조금의 이상이 생긴다. 계속되는 이명을 피하기 위해 그는 음악을 달고 산다. 박사(케빈 스페이시)의 물건에 손을 대는 범죄를 저질러서 그에게 빚을 지게 되고, 본격적인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데... 그의 임무는 ‘드라이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귀신같은 운전 솜씨로 범죄현장을 빠져나가는데 일조한다. 우연히 까페에서 만난 종업원 데보라와 사랑에 빠지면서 범죄의 소굴에서 벗어나려 하는데, 박사가 그를 놓아줄 리가 없다. 탈출을 위해 마지막 한탕을 받아들인다.

 

줄거리와 구성은 매우 간단한 영화이다. 범죄에 가담한 이가 사랑하는 이를 만나 범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플롯. 어찌보면 뻔할 수 있는 영화를 살리는 것은 연출의 힘이 매우 컸다. 연출을 맡은 에드가 라이트는 14세부터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재능 있는 자가 짬을 갖게 되면, 이런영화가 나오는구나 싶었다.

 

영화의 연출을 극대화시키는 것은 음악인데, 보통 영화에서 스토리를 받쳐주는 것이 음악의 역할이었다면, 이 영화에서는 음악이 시퀀스와 스토리를 이끈다. 대부분의 음악을 미리 정해 놓고 대본을 썼다는 감독. 음악의 중요성을 인지했기에 캬~ 소리가 절로 나오는 장면들이 속출한다는 것. 특히 초반 은행털이 시작 전, 출발준비를 하는 베이비와 커피를 사러가는 씬의 경우 감탄이 절로 나왔다.

 

 

커피 사러 가는 게 이렇게 신날 일이야?

 

 

음악과 영상이 말 그대로 찰떡처럼 붙어서, 아 이 감독이 뭘 좀 아는구나 하는 탄성이 쏟아졌으니. 가끔 우울해지면 돌려보기도 하는 그 장면들은 엄청나게 대단한 연출까진 아녀도 정말 잘 짜여진 연출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커피숍에가는 씬의 경우 거의 30번을 찍었다고 하니까... 공들인 만큼의 멋진 씬이 나왔다. 

 

조금은 유치한 스토리이고, 충분히 예상 가능하지만, 음악과 더불어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조금의 단점은 넘어갈 수 있을 정도. 베이비와 데보라가 너무도 상큼해서 이 둘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으니 말이다. 

 

 

상큼하고 심쿵하고

 

 

주인공인 안셀 엘고트의 매력을 1000% 끌어올린 영화이다. 이후 뮤지컬 영화를 좀 찍었던데, <베이비 드라이버>를 본 제작자라면 그를 어찌 섭외 안 할 수 있겠는가 싶다. 케빈 스페이시는 말해 뭐해. 제이미 폭스와 존 햄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말해 뭐해, 배우들. 

 

 

영화에서 선보이는 카 체이싱의 퀄도 꽤 높은 편이고 음악으로도 충분히 귀가 즐거워진다. 이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멈추겠다. 그냥 보시라.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p.s 영화가 끝나고, 그때 이 영화를 추천한 동창에게 연락을 했다. <베이비 드라이버>를 너무 재밌게 봤는데 또 이런 비슷한 영화 추천할 것은 없는지. 그 영화는 다음에 또 소개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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