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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Recipe47

줄 없이 절벽을 오르는 미친 도전 <Free Solo> 영화를 보면서 진심으로 심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아무 장비를 하지 않은 채, 산을 오르는 사람들. 프리 솔로를 했던 유명한 사람들의 과거 영상들을 보여주는데... 등반을 하던 남자가 발을 헛디뎌 추락하는 장면이 그대로 화면에 나왔다. 그가 추락하는 3-4초간 몸속에 들어온 숨을 뱉어낼 수가 없었다. 그의 몸이 바닥에 거의 닿을 무렵, 살짝 펴진 흰색 낙하산. 지상에서 카메라를 보고 웃어 보이는 등반가의 얼굴을 보자 살아서 다행이라기보다는 울컥 화가 올라왔다. 그 화도 잠시, 그렇게 산을 오르던 그도 몇 년 전 죽음을 맞이했다고 했다. 아니, 뭐 이런 사람들이 다 있지? 는 클라이머 알렉스 호놀드에 도전을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이다. 사진으로만 봐도 아찔한 요세미티 엘케피탄에 줄 없이, .. 2020. 9. 21.
와우, 스타일이 살아있는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몇 년 전, 친구의 결혼식이 끝나고 아직 신혼인 후배의 집으로 동창 몇 명이 자리를 옮겼다. 이것저것 먹을 것을 사다 놓고 수다를 떨면서 밀린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는데... 술이 빠진 자리라 이야깃거리가 빨리 동나고 말았다. 자연스레 우리들의 시선은 유튜브가 연결이 되는 신혼집 대형 TV로 옮겨갔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영상 추천 배틀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 나의 추천 영상은 리아 킴의 ‘가시나’. 워낙에 강렬했던 영상이라 강력하게 추천했지만 다들 심드렁. 다음은 영화 예고편이었다. 추천한 동창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마구 침을 튀기는 모습을 보아하니, 꽤나 재밌게 본 영화 같았지만 예고편만으론 우리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결국 영상 배틀은 한 바퀴 돈 이후에 흐지부지 되었다. 직장인이 된 우리들의 .. 2020. 9. 19.
세상에, 우리가 실험쥐였다. <소셜 딜레마 : The Social Dilemma> 2012년 뜨거웠던 대선의 열기와 더불어 트위터의 인기도 한껏 치솟았다. 당시 나도 인기에 힘입어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 트위터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굉장히 재밌었다. 계속되는 피드와 공유에 공유에 공유. 글을 하나 올리면 실시간으로 계속 손가락을 슬롯머신 당기듯 화면 위로 내리며 피드를 업데이트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평소처럼 화면을 손가락을 튕기던 나는 소름이 돋았다. 글을 쓰고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내가 글을 쓴 지 몇 초가 몇 분이 흘렀는지가 상단에 떴는데... 그때, 내 시간이 이곳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기 때문. 그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며칠 후, 고민 끝에 나는 폰에서 트위터 어플을 지워버렸다. 더 이상 내 시간을 빼앗길 수 없다는 생각에. 넷플렉스 오리지널 다.. 2020. 9. 17.
미치게 웃기는 영화, 포스터에 속으면 안 돼!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본 글은 스포일러는 포함하고 있습니다) 참 이상하지. 내가 영상을 처음 시작했을 땐, 소위 말하는 화면의 때깔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카메라를 고르는데 신중했으며, 어느 카메라가 어떤 색을 표현하는지 중히 여기며 카메라를 고르는 것에 더 신경을 썼었다. 그런데 기술의 발달로 인해 화면의 때깔의 수준이 일정 부분 급상승하게 되면서 때깔 자체는 매우 좋아졌지만, 때깔만 좋은 것들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 요즘엔 오히려 예전 흐릿한 화면의 콘텐츠에 좀 더 눈이 가기도 한다. 결국 콘텐츠에서 중요한 건, 화면의 때깔보다는 그 화면이 담은 이야기. 는 친구에게 추천은 받았지만, 그닥 보고 싶지 않았던 영화였다. 일본 특유의 B급 감성을 좋아하지 않은 것도 있었고, 포스터도 그닥 안 당겼다. 또... 좀비.. 2020.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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